‘조작 수사·기소 특검법안’의 목적이 ‘공소취소’라고 폄훼하는 이들과
검찰개혁에 소극적, 검찰 보완수사권 남기자는 이들은 대체로 일치
특검이 임명권자의 수족이 되는 것이라면, 조희대는 윤석열의 수족이라는 말
‘성공한 대통령’은 검찰의 ‘조작 수사·기소’ 관행 척결과 따로 가는 것 아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주도로 발의된 ‘조작 수사·기소 특검법안’(4.30.)에 대한 반대가 언론을 도배하는 가운데, 대통령 이재명은 “특검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사법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은 반드시 해야 할 일”, “다만 구체적 시기나 절차에 대해선 민주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 판단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작기소 특검법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자, 이재명이 여당에 속도 조절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경향, 2026.5.8.)
송언석(국힘당 원내대표)은, 한편으로, 특검법안을 두고, “도둑이 경찰을 임명하는 격”, "대통령 범죄 지우기 총력전, 정권 패망으로 끝날 것", 다른 한편으로, 대검찰청이 대장동 수사 검찰의 연어 술파티 혐의의 핵심에 있는 박상용 검사에 대한 징계 심의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검(檢) 지휘부가 상갓집 개만도 못한 신세" 인 것으로 매도했다.
“도둑이 경찰을 임명하는 격”이라 함은 이재명이 이미 도둑으로 판명되었다는 뜻이고, "대통령 범죄 지우기 총력전“이라는 것은 지워야 하는 범죄가 이미 존재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을 ‘도둑’, ‘범죄자’인 것으로 예단한 것이다.
송언석의 이 같은 발언은 그 자체로서 두 가지 서로 모순되는 점을 노정하고 있다. 한편으로, 검찰이 유죄로 몰아가려 하나 아직 증명이 되지 않은 대통령 이재명을, ‘도둑’, ‘범죄’를 저지른 자 등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 다른 한편으로, 그 검찰에 대해 “상갓집 개만도 못한 신세”로 폄훼하는 것이 그러하다.
검찰에 대한 송언석의 입장은 극도로 상반된다. 전자에서 검찰은 무한 신뢰의 대상이 되고, 후자에서 검찰은 "상갓집 개만도 못한 신세"가 되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를 연결하면, “상갓집 개만도 못한 신세"의 검찰이 이재명을 유죄로 몰아가려 한다는 사실만으로, 다른 증명이나 절차를 거칠 필요도 없이, 이재명은 ‘도둑’, ‘범죄자’로 규정되게 된다.
혹은, 송언석이 보기에, 전 윤석열 정부에서 검찰은, 절대로 “상갓집 개만도 못한 신세"가 아니었다가, 그런 신세로 전락한 것은 이재명 정부 들어서고 난 다음이라고 보는 것이 분명하다. 만일 그 전 윤석열 정부에서도 검찰이 한결같이 그 같은 신세였다고 보았다면, 결코 이재명을 ‘도둑’, ‘범죄자’로 예단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송언석의 발언은, 검찰이 피의자를 회유하려 한 정황의 증거들이 보강되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에서, 더한 문제를 야기한다. 보강되는 증거를 확인해서 사실을 밝히자는 것이 아니라, 회유 시도 혐의를 지고 있는 검사 박상용을 애초부터 두둔하고, 그에 대해 징계 심의하려 하는 대검찰청을 “상갓집 개만도 못한 신세"로 폄훼하고 있는 것이 그러하다.
송언석의 발언은 기회주의적이고 선택적, 차별적, 주관적이다. 검찰을 무한신뢰하거나, “상갓집 개만도 못한 신세"로 폄훼하는 것이 기회주의적인 것이고, 이재명의 유죄와 박상용의 무죄 등, 대상에 따라 예단의 구성이 달라지는 것이 목적성을 가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송언석의 발언에서, 개인의 유무죄에 대한 차별적 예단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검찰조직 자체에 대한 제도적 개선의 의지가 없다는 점이다. 검찰이 “상갓집 개만도 못한 신세"로 전락할 위험은, 윤석열, 이재명 정부를 막론하고, 혹은 다수당이 국힘당, 민주당 그 누구인가를 막론하고 상존하는 것임에도, 그 고질적 병폐가 근원적인 처방을 요한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증거는, 그들이 검찰개혁에 다소간에 부정적이면서, ‘보완수사권’이라는 미명으로 여전히 검찰이 수사권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마지막 순간까지도 발악할 것이라는 전망에 있다.
송언석뿐 아니라, ‘조작 수사·기소 특검법안’의 의미를, 대통령 이재명 일개인의 사건 공소 취소를 위한 것으로 축소, 폄훼하는 매도성 발언이 대개 이 같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 전원책(보수논객 변호사)과 김민아(경향신문 칼럼니스트) 등의 경우가 그러하다.
전원책은“이재명이 임명하는 특검이 이재명 사건 공소를 취소한다(할 수 있다)는 것은 권력의 본색, 독재의 본색을 만천하에 다 드러내 버렸다(CBS)”고 한다. 만일 특검이 임명권자의 취향에 “상갓집 개”같이 놀아나고, 독재 권력에 종속적인 것이라면, 임명권자를 바꾸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쳐야 한다.
그러나 전원책은, 검찰이나 특검의 제도 개혁을, 본인이 기억하는 한, 다소간에 제안하거나 찬성한 적이 없다. 그의 관심이, “상갓집 개”같이 놀아나고 권력에 아부하는 검찰에 대한 개혁이 아니라, 일개인으로서 이재명의 사건은 무조건 ‘공소 취소’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에 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그런 점에서 전원책도 차별적이기는 마찬가지이다.
김민아도 송언석, 전원책이 그어놓은 테두리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재명이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좋은 성적을 꾸준히 유지해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으면 된다. 권력 앞에 겸손했던 그 마음을 잊지 않았기를 바란다”(경향, 2026.5.8.)고 한, 뜬금없는 그의 제안과 당부가 바로 그 증거이다.
김민아의 이 같은 발언은 ‘조작 수사·기소 특검법안’의 핵심을 두 가지로 왜곡한다. 첫째, 특검법의 의미를 ‘이재명 공소 취소’를 위한 것으로 전도함으로써, 정작 검찰의 ‘조작 수사·기소’ 사실은 뒷전으로 물려놓아 버린 것이다. 검찰이 저지른 ‘조작 수사·기소’ 혐의를 검찰의 손에만 맡겨놓을 수 없다는 부득이한 상황을 개무시한 것이다.
둘째, 김민아가 “좋은 성적을 꾸준히 유지해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으면 된다”고 말한 저의는, ‘조작 수사·기소’한 검찰은 손대지 말라는 뜻이다. 증인 선서까지 거부한 검사 박상용이 국회에서 보인 행태, 오만이 하늘을 찌를 것 같은 그 검찰 앞에서, 대통령에게 “권력 앞에 겸손했던 그 마음을 잊지 말라”고 김민아가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김민아가 생각한 ‘성공한 대통령’은 검찰의 비리, 검찰개혁에는 손대지 않는 대통령이다. ‘성공한 대통령’은 ‘조작 수사·기소’한 검찰에 손대지 않음으로써 비로소 탄생하는 것이라 보았음에 틀립없겠으나, 그렇지 않다. 사실은, 김민아의 생각과는 반대로, 검찰의 ‘조작 수사·기소’는, 민생을 피폐하게 하는 원흉으로, 이재명 개인에게 한정시킬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절대로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김민아가 범한 또 다른 오류는,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대통령이 피고인인 재판을 취소(공소 취소)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누구도 자신의 사건에서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근대 형사법의 대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고 한 것이다.
여기서 김민아는 대단한 비약의 오류를 범했다. ‘대통령이 특검 임명’하는 것과 ‘누구도 자신의 사건에서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원칙은 서로 무관하다. 재판관은 직접 재판하지만, 대통령은 직접 사건을 수사하는 것이 아니다. 수사는 특검이 하는 것이고, 대통령은 그 특검을 임명하는 것뿐이다. 김민아가 인용한 형사법 대원칙은 대통령 특검 임명권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만일 대통령의 임명권이 문제가 된다면, 그것은 이번 이재명 관련 ‘조작 수사·기소 특검법안’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윤석열이 임명한 조희대 대법원장이, 윤석열이 음으로, 양으로 연루된 이재명 사건을 좌지우지하는 것 자체도 같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간접적으로 임명권자의 입김이 특검, 판사, 검사, 경찰에게 미치는 것이라면, 제도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 권력자로부터 임명권을 빼앗아, 민선제로 돌리면 간단하게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다. 윤석열이 임명한 조희대는 가만두고, 이재명이 임명한 특검만 왈가왈부하는 것은 그 자체가 선택적이고 불공평하다.
김민아가 전개한 ‘공소 취소’ 불가론은, 그 자신이 검찰개혁 자체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그 증거는, ‘공소 취소’의 선례가 이후에 국힘당 혹은 윤석열 등에 의해 악용될 것을 염려하는 대목에서 드러난다.
김민아는, “2028년 총선에서 국힘당이 다수당이 되고, 2030년 대선에서 윤어게인을 앞세운 국힘당 후보가 승리한다면, 새 대통령은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윤석열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해 조작기소라며 특검을 도입해 수사하고 공소를 취소”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이 같은 김민아의 오지랖 넓은 염려는 핵심을 비껴간 것이다. 국힘당과 윤석열이 그 같은 짓거리 하지 않을까 염려할 것이 아니라, 그 같은 가능성에 대비하여 언감생심(焉敢生心: 감히 그런 마음조차 먹지 못)할 정치사회적 환경을 조성할 제도적 방법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자칫 “상갓집 개만도 못한 신세"로 전락할 검찰에게서 보완수사권을 박탈하는 것에서, 나아가 권력자에 의한 검찰, 판사, 특검 임명권을 민선제로 돌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겠다.